영화 슈퍼마리오브라더스 원작 개발자 미야모토 시게루 인터뷰
Q. 마리오 브라더스가 발매된 지 올해로 40년이 지났는데, 왜 이 시점에 마리오 영화를 제작하게 되셨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영상 콘텐츠 제작 자체는 꽤 오래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닌텐도가 제작하는 마리오 영화라는 의미에서는 이번 작품이 처음이지만, 이는 제가 원래 '마리오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진화해야 하며, 게임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희는 새로운 하드웨어가 완성될 때마다 매번 다른 취향의 마리오 게임을 만들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는 어떤 마리오 게임을 만들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영상 작품에서 설정이 추가되어 게임이 제한을 받는 것이 싫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화에서 '마리오에게 키가 작은 여동생이 있다'라는 설정이 추가되면, 키가 큰 여동생이 있는게 더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할 때 곤란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에게 마리오를 전달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닌텐도 IP를 키우기 위해서는 게임기 밖으로 나가야 된다고 생각했고, 몇 년 전부터 마리오의 모바일 게임과 영화 제작에 착수했습니다. 영화 제작에 있어서는 누군가의 투자를 받으면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닌텐도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형태로 본 작품을 만들게 된 것이 그 시작입니다. 벌써 7년 전쯤의 일이네요.
Q. 닌텐도는 이번 영화 제작에 어느 정도 관여했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처음부터 모든 과정에 참여했습니다. 저와 일루미네이션의 CEO인 크리스 멜레단드리씨가 모든 결정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처음부터 협의하면서 제작했습니다.
물론 애니메이션 제작의 대부분은 일루미네이션이 담당했지만, 닌텐도에서도 캐릭터 제작이나 데모 장면 제작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모아 '영화 프로젝트' 팀을 구성해 매주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우리는 영화 제작에 관해서는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마리오를 잘 아는 관객의 시각을 제공하자는 취지로 '여기서 히프 드롭을 하면 어떨까', '쿠파를 던지면 어떨까'와 같은 제안도 적극적으로 했습니다.
Q. 영화를 제작할 때 크리스 멜레단드리 씨가 이끄는 일루미네이션과 함께 작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제가 크리스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제작에 대한 우선순위가 비슷하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게임을 제작 할 때, 게임 완성 후 발매하기 전까지 항상 스태프들을 모아 반성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게임이 출시되어 결과가 나오기 전에 잘 안 된 부분을 되돌아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만약 게임을 출시하고 나서 잘 팔렸다면 실패나 반성 같은 것은 중요하지 않게 되죠. 하지만 그 전에 상처에 소금을 뿌릴 정도로 실패를 바라보면, 미진한 부분이 무엇인지, 다음에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런 것들이 나오게 됩니다. 속편의 소재도 대부분 여기서 나오는 거죠. 그래서 판매량에 우왕좌왕 하지 않게 됩니다. 이것은 제작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마음가짐입니다.
그동안 닌텐도 IP를 영화화하고 싶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지만, 모든 프로듀서들이 '내가 업계 최고의 크리에이터들을 많이 알고 있으니 꼭 맡겨 달라'는 식의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크리스 씨는 그렇지 않고, 자신이 실패했을 때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어요. 이런 사람은 흔치 않다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과거의 실패에서 제대로 배울 수 있는 사람이고, 그걸 알았을 때 일루미네이션과 함께 영화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이번 영화를 제작할 때 어떤 점을 의식하셨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마리오 영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생각했을 때 떠오른 것은 역시 액션씬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여러분들이 게임 속에서 경험한 액션을 더욱 실감나게 느낄 수 있도록, 액션씬을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영화를 만들었으니 영화다운 액션 장면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복잡한 배경이나 복잡한 카메라 워킹을 사용하면 어떤 액션을 하고 있는지 알기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요코이 군페이씨도 말씀하셨지만, 저희는 항상 게임 제작에 있어서 옆에서 보는 사람도 이해하기 쉬운 화면 제작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바꿔! '라고 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해요. 게임이 3D가 된 이후에도 최대한 노력해 온 부분인데, 이는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영화 초반에는 옛날 '마리오' 게임처럼 횡스크롤로 액션을 하는 장면도 나오는데, 액션 장면은 오히려 게임에 가까워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다같이 의견을 나눴습니다. 영화에 액션씬이 많이 나오지만, 겉으로 보기에도 알기 쉽게 게임과 비슷한 느낌으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가족이 함께 영화관에 가서 아이와 어른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어요. 그렇게 생각했을 때, 역시 이 영화는 근본적으로 밝은 작품이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어쨌든 즐거운 1시간 반을 보낼 수 있도록 의식했습니다.
먼저 개봉한 북미에서는 아버지 세대의 관객들이 눈물을 흘리며 이 영화를 봤다고 말씀해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저희 입장에서는 눈물이 나오는 영화를 만들려고 한 건 아닌데, 어릴 적부터 즐겨하던 마리오가 스크린에서 움직이는 것을 보고 감동하는 것 같아요. 그런 반응을 해주실 때 저희도 기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Q. 영화에서 미야모토 씨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사실 '전부'라고 말하고 싶지만, 하나만 꼽자면 엔딩 크레딧입니다. 뭐니 뭐니 해도 음악이 훌륭합니다. 친숙한 마리오 음악이 훌륭하게 편곡되어 있고, 애니메이션도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마지막까지 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아요.
Q. 이번 영화에서는 친숙한 캐릭터들이 각각 새로운 설정으로 등장하는데, 어떻게 이런 설정이 탄생하게 된건가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제가 처음에 크리스 씨에게 말했던 말이기도 한데, 게임을 영화화하면 대체로 재미없어지는 경우가 많아요. 왜냐하면 게임은 인터랙티브한 것이고, 이야기는 게임 플레이 안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크리에이터인 우리는 플레이어가 계속 움직이고 싶게끔 만드는 노력을 합니다. 예를 들어 '왜 피치는 도움을 받느냐'라는 의견도 있지만, 피치 공주가 스스로 성에서 도망치면 게임이 성립되지 않잖아요.(웃음). 게임을 성립시키기 위해 필요한 요소라는 것이 있는 거죠.
이에 반해 영화에서는 완전히 반대로, 시나리오 쪽에서 관객의 예상을 어긋나게하는 전개를 준비해서 적극적으로 관객을 끌어당겨야 합니다. 그런 전개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캐릭터의 형상화도 깊이 있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렇게 해서 아이디어를 확장한 결과로 이번 캐릭터가 완성됐습니다.
그 안에서 영화만의 발명이 몇 가지 있는데, 그것이 바로 버섯 왕국과 피치 공주의 관계입니다. 왕국인데 왕이 없다는 것은 왕은 죽은 것으로 해야 하는 건가, 뭔가 복잡하고 어렵다고 생각했는데, 각본가 매튜 포겔 씨가 잘 설명해줬어요. 이 매튜의 발명품으로 오랜 수수께끼가 풀렸어요.
Q. 쿠파를 그려내는 방법도 인상적이였습니다.
A. 미야모토 시게루
쿠파에 대해서도 많은 논의를 했는데, 우리의 생각은 단순한 악당이 아니라 어딘지 모르게 인간미가 있고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 보니 피아노를 치거나 노래를 만들기도 하고, 점점 현장 주도적으로 느슨해졌어요 (웃음). 피치와 쿠파는 정말 캐릭터로 성장한 것 같아요.
등장 캐릭터 중에서도 특히 주인공 마리오에 대한 묘사, 브루클린에서 배관공으로 살다가 버섯 왕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 것이 신선했습니다.
Q. 등장 캐릭터 중에서도 특히 주인공인 마리오에 대한 묘사, 브루클린에서 배관공으로 살다가 버섯 왕국에 도착하기까지의 과정이 상세하게 그려진 것이 신선했습니다.
A. 미야모토 시게루
이 부분은 사실 원래부터 있었던 설정이에요. 마리오와 루이지는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이탈리아계 이민자이고, 배관공으로 일하다가 버섯 왕국에 도착했다는 설정은 관계자들 사이에 공통된 인식이 있었어요. 그래서 영화를 만들 때에도 이 설정을 살리려고 했어요.
마리오의 가족을 등장시킨 것은 이번 영화가 처음이지만, 사실 극 중 등장하는 마리오의 부모님 등은 20년 전에 코다베 요이치 씨(슈퍼마리오 브라더스의 캐릭터 디자인 감수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터, 캐릭터 디자이너)와 함께 만든 스케치를 바탕으로 만들었습니다.
이탈리아계 이민자라고 하면 역시 가족이 많다는 이미지가 있고, 뉴욕이라는 도시에 마리오와 루이지 둘이서만 산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에 예전부터 마리오의 가족을 만드는 것이 과제 중 하나였어요. 이번에 공식적으로 마리오에게 가족이 생기면서 마리오라는 캐릭터가 더욱 현실적인 존재가 된 것 같아요.
Q. 일본 무대 인사에서 이번 영화를 통해 '마리오가 한 명의 인간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씀하셨죠?
A. 미야모토 시게루
처음에는 마리오가 큰 스크린에 비춰지는 것에 대해 "괜찮을까?"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하지만 일루미네이션의 스태프들과 함께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8비트로 그리던 마리오가 드디어 한 명의 인간이 되었다고 느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NHK의 '느닷없는 표주박 섬'을 좋아해서 인형 작가를 동경했습니다. 그리고 닌텐도에 들어가서 처음에는 동전 투입구나 컨트롤 패널을 디자인하다가 어느 날 '동키콩'의 도트 그림을 그리게 되었어요. 그때 제가 그린 그림을 게임 속에서 움직일 수 있고,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여기서라면 오랜 꿈을 이룰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실제로 마리오가 애니메이션화되면서 제 꿈이 하나 실현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Q. 일본어 더빙판 대본은 독자적으로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사실 저는 10년 넘게 사내에서 '아침 드라마 평론가'로 유명해요. 매일 아침 NHK 아침 드라마를 체크하고, 이 장면이 훌륭하다느니, 그렇지 않다느니, 그런 말을 주변 사람들에게 하고 있어요. 아내가 너무 시끄럽다고 '다른 데서 얘기해라'고 할 정도예요 (웃음).
그러면서 느낀 게 하나 있는데, 제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아침드라마는 대사를 잘하는 것 같아요. 애드리브가 잘 쓰여서, 자연스러운 대화가 되어 있으면 좋죠. 그래서 이번 영화 제작에 있어서도 일본어판 대본은 제가 감독을 맡아 일본만의 것을 만들자고 제안했고, 녹음과 편집까지 직접 참여해서 꼼꼼히 챙겼습니다.
Q. 영화 곳곳에 팬심을 자극하는 이스터 에그들이 숨겨져 있는데, 어떻게 만들어졌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이번 영화 제작을 하면서 느낀 점은, 전세계의 모든 업계에 닌텐도 팬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번 작품의 제작진만 해도 감독과 애니메이터들이 모두 닌텐도 팬이고, 제가 모르는 게임까지 자세히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것저것 설명하기 전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대본에 반영해 주셨어요.
예를 들어, 극중에는 마리오의 사업상 적으로 '레킹크루'의 스파이크가 등장한다든지, 마리오가 자주 가는 피자집의 이름이 '펀치아웃'이라는 등 많은 이스터에그가 등장하는데, 대부분 애니메이터들이 제안하신 것들입니다. 오히려 저희 쪽에서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고 찾아봤을 정도입니다(웃음). 팬분들께서도 이런 소소한 내용들을 꼭 찾아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일본보다 먼저 개봉한 북미에서 좋은 흥행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미야모토 시게루
행운 그 자체죠. 제 생각에 이 세상에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있지만, 대부분 묻혀버리는 것 같아요. 현대에는 인터넷이 발달해 누구나 배포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그런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어떻게든 사람들이 알아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온 것이 닌텐도라는 회사의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와 관련해서는 최근 들어 북미에서 마리오 붐이 다시 불붙고 있다는 느낌은 있습니다. 저는 미국에 갈 때 입국심사에서 이것저것 물어보는 게 귀찮아서 항상 "마리오를 만든 사람이에요!"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 통과 되더군요 (웃음).
그런데 요즘은 '최근 닌텐도 월드가 오픈했지? 또는 "요즘 마리오의 레고가 잘 팔리잖아!" 같은 이야기로 분위기가 고조되곤 합니다 (웃음). 세대가 한 바퀴 돌면서 가족 단위로 마리오를 즐기고 있구나 하는 것을 실감했습니다. 그런 부분도 순풍이 되어 이번의 성공을 가져온 것 같습니다.
Q. 앞으로도 닌텐도는 영화를 제작할 건가요?
A. 미야모토 시게루
작년에 '닌텐도 픽쳐스 주식회사'도 설립했고, 앞으로도 영상 콘텐츠 사업에 힘쓸 생각이지만, 현 단계에서는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우선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무비'를 최대한 많은 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스토리 시놉시스
뉴욕의 평범한 배관공 형제 '마리오'와 '루이지'는 배수관 고장으로 위기에 빠진 도시를 구하려다 미스터리한 초록색 파이프 안으로 빨려 들어가게 된다.
파이프를 통해 새로운 세상으로 차원 이동하게 된 형제.
형 마리오는 뛰어난 리더십을 지닌 '피치'가 통치하는 버섯왕국에 도착하지만
동생 루이지는 빌런 '쿠파'가 있는 다크랜드로 떨어지며 납치를 당하고
마리오는 동생을 구하기 위해 피치와 '키노피오'의 도움을 받아 쿠파에 맞서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슈퍼스타로 세상을 지배하려는 그의 강력한 힘 앞에 이들은 예기치 못한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동생을 구하기 위해! 세상을 지키기 위해! '슈퍼 마리오'로 레벨업 하기 위한 마리오의 스펙터클한 스테이지가 시작된다!
출연
크리스 프랫 / 마리오
안야 테일러조이 / 피치공주
찰리 데이 / 루이지
잭 블랙
찰스 마티네이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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